【앵커】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서 겨울철 아프리카 돼지열병 방역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바이러스가 낮은 기온에서 더 생존력이 높기 때문인데, 정부 대책은 보이지 않습니다.
갈태웅 기자입니다.

【기자】

【현장음】
다섯 포씩만, 다섯 포씩만!

군용헬기에 실리는 육우사료.

상공에서 곧바로 야산에 투하됩니다.

겨울철, 흔히 볼 수 있는 야생동물 먹이주기 행사입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을 올해는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먹이를 찾아 내려오는 멧돼지의 활동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119에 신고된 멧돼지 출몰은 10월과 11월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여기에 독수리 등 멧돼지 사체를 즐겨먹는 조류까지 남하할 우려가 큽니다.

이처럼 낮은 기온은 아프리카 돼지열병 방역의 최대 고비로 꼽힙니다.

바이러스 생존력도 더욱 강해집니다.

감염 멧돼지 혈액에서 실온은 15주 이상, 냉장실 온도인 4도에서는 수개월간 살아남습니다.

헬기까지 동원한 방역에도 현장에 잔존하거나 매개체에 의해 퍼져나갈 여지가 충분합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계절 변화 대책은 사실상 전무합니다.

"멧돼지에 의한 전파 가능성은 낮다"는 인식이 정부 부처에 뿌리깊은 탓입니다.

인천 강화에 한해 재개된 DMZ 민간 엽사 투입이 대표적입니다.

바이러스 폐사체가 나온 곳은 연천인데도 엉뚱한 지역에서 멧돼지를 잡도록 한 것입니다.

[수렵단 관계자: 지금 상황에서는 다 옆으로 도망 다닌다고요, 옆의 시·군으로. 그러면 그쪽 포획 풀리는 데만 더 안전한 겁니다.]

종잡을 수 없는 바이러스 경로, 그럼에도 정부는 소독과 출입통제만 골몰하고 있습니다.

OBS뉴스 갈태웅입니다.

<영상편집: 양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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