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비핵화 협상의 시한으로 정한 연말이 다가오면서 북미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연일 포착되는 가운데, 미국은 최악의 상황도 대비할 것이라며 북한에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배해수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공개한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위성 사진입니다.

왼쪽에 대형 트럭이 보이고, 바로 옆에 크레인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흐릿하게 드러납니다.

38노스는 트럭과 크레인의 용도에 대한 분석은 내놓지 않았지만 미국에 대한 북한의 압박 행보와 무관치 않아보입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 7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요한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는데, 38노스의 위성 사진에 ICBM 엔진시험 흔적이 포착됐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추가 도발 움직임이 커지자 미국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연일 정찰기를 한반도로 보내 대북 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유엔 안보리를 소집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켈리 크래프트/유엔 주재 미국 대사:미사일과 핵 실험은 북한의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고 북한과 주변국의 불안정성만 키우게 될 것입니다.]

미 국무부와 국방부 고위 인사들도 잇따라 나서 북한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차관보는 무분별한 행동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비난했고 윌리엄 번 합참 부참모장은 최선을 희망하지만 최악도 대비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제 갈 길을 가겠다며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어 연말이 다가올 수록 긴장의 수위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OBS뉴스 배해수입니다.

【앵커】
최근 북한과 갈등이 큰 미국에서 잇따라 대규모 군사옵션을 시사하는 징후를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북한의 반발도 만만치가 않은데요, 연말 북·미 협상이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갈태웅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갈태웅입니다.

【앵커】

미국이 요즘 잇따라 전략자산의 여러 행보를 대외적으로 공표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지난 10일 미 해군 정보국장이 올린 트위터 한번 보시겠습니다.

'오늘 항모 7척을 바다에 띄웠다. 별 일이 아닌데도'라는 내용입니다.

이 시간에도 항모 전단이 언제, 어디든 투입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참고로 미국이 보유한 항모는 11척입니다.

가동률도 높다는 사실까지 은근히 자랑한 겁니다.

이 가운데 1척, 레이건 항모는 일본 요코스카에 있습니다.

또 항모에 준하는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함도 일본 사세보에 왔습니다.

아메리카함은 최근 오키나와에서 한반도 신속 증원군인 31해병원정대랑 훈련도 했습니다.

이밖에 한반도까지 열흘 정도 걸리는 미 서부 해안에도 니미츠 등 3척이 대기 중입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그럼 미 해군은 왜 이런 사실을 갑자기 알린 걸까요?

【기자】

네, "모든 걸 잃을 수도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연장선상입니다.

항모는 '떠다니는 군사기지'라고 합니다.

한반도 유사시에 곧바로 투입돼서 함재기들이 쉴새없이 주요 시설을 타격합니다.

특히 아메리카함에 실린 F-35B 스텔스 전투기는 북한이 상당히 두려워합니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거의 코앞까지 날아가서 공격 임무를 할 수 있습니다.

F-35를 들여오고 있는 우리 공군도 최근 이런 내용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배포하기도 했죠.

그렇게 초토화시킨 지역에 강습상륙함은 2차로 상륙부대, 즉 해병도 실어나릅니다.

한마디로 대규모 군사옵션 가능성을 넌지시 알린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그렇다면 북한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을 텐데요?

【기자】

네, 당연히 반발하는 거죠.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 알게 됐다"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가 잘 말해줍니다.

실제로 군사옵션이 감행돼도 끝까지 맞서겠다는 겁니다.

이미 북한은 지난달에도 그런 의지를 행동으로 옮길 듯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한·미 연합공중훈련이 재개된다고 하니까 전투비행술 대회로 맞대응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자신들의 항공전력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인데요.

이른바 근접공중전 외에는 별다른 쓸모가 없다는 점이 다시 확인된 셈입니다.

때문에 대량살상무기와 같은 비대칭전력을 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북·미가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죠?

【기자】

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5일 오기 때문인데요.

판문점에서 북측과 만날 거란 관측이 많습니다.

실제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NSC보좌관도 의미가 담긴 언급을 내놨습니다.

지난 8일, 미 CBS에 출연해서 "비건 대표가 곧 한반도로 간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미 북측과 상당한 물밑 접촉이 있었음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협상을 낙관적으로 볼 여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비핵화 방식을 놓고 북·미 간 이견이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강대강 구도'는 현실이 될 공산이 큽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갈태웅 기자였습니다.

<영상취재: 기경호 / 영상편집: 장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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