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움'. 이른바 영혼까지 태워버릴 정도로 괴롭힌다고 해서 간호사들 사이에서 붙여진 직장 내 괴롭힘인데요.
태움을 못이겨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 서지윤 간호사가 숨진 지 1년이 넘었지만, 별반 달라진 건 없습니다.
정보윤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해 1월 5일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 서지윤 간호사.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배경엔 '태움'이 있었습니다.

"우리 병원 사람들은 조문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서 간호사 사망 사건 시민대책위'는 서울시가 34개 권고안을 내놨지만 바뀐 건 거의 없다고 말합니다.

김민기 서울의료원장을 포함한 인적 쇄신이나 간호 관리자 처벌 등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김경희 / 새서울의료원분회장: 직장 내 괴롭힘이 밝혀졌음에도 여전히 관리자는 업무에서 배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의료원측은 시간과 절차상 문제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서울의료원측 관계자:어떤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내용도 있고 어떤 것은 협의를 통해서 진행이 돼야 하고, 이런 것들이 좀 복잡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이게 단기간에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거죠.]

서울의료원 뿐 아니라 대부분의 병원에서 '태움'은 만연된 상태.

병원측 무관심과 부족한 인력이 밑바탕에 깔렸습니다.

[이민화 / 행동하는 간호사회 간사: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간호사들이 환자를 두 배 이상 보고 있거든요. 간호사들이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내가 이 환자를 살리는 게 아니라 죽일 수도 있겠구나….]

2018년 신규 간호사 사직률은 42%.

절반 가까운 젊은 간호사들이 매년 병원을 떠나고 있습니다.

OBS뉴스 정보윤입니다.

<영상취재: 유승환, 강광민 / 영상편집: 조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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