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최근 긴급재난지원금을 계기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기본소득'인데요.

기본소득.

재산, 노동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개별적으로 지급하는 소득을 말하는데요.

21대 국회가 문을 열자마자 기본소득제 도입과 재난지원금 확대 주장이 여의도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2016년 성남시장 시절 청년배당으로 기본소득 도입 이슈를 가장 먼저 공론화시킨 이재명 경기지사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피할 수 없다. 복지정책이 아닌 경제정책이기 때문이다.

주도해서 할 것이냐, 어쩔 수 없이 할 것이냐, 두개의 선택 중 하나밖에 없다"

여기에 김경수, 김두관 등 여권의 잠룡급 인사들도 기본소득 도입 필요성에 힘을 더하고 있죠.

그동안 기본소득 주장이 나올 때마다 '포퓰리즘'이라며 비판했던 야권은 오히려 더 파격적입니다.

빵 사먹을 자유론을 꺼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 /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 :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을 굽는 걸 보고, 먹고 싶은데 돈이 없기 때문에 먹을 수가 없어요. 그럼 그 사람한테 무슨 자유가 있겠어? 그런 가능성을
높여줘야지 물질적 자유가 늘어나는 것 아니에요?]

연구소까지 열어 필요성을 검토하겠다는 야권 인사도 있습니다.

"이건희 손자까지 왜 공짜 밥 줘야 하냐"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입니다.

진영논리도 뛰어넘은 기본소득 필요성. 세상의 변화에 그 이유가 있습니다.

미래학자인 정재승 교수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로봇 덕분에 저비용으로 많은 생산하는 시대는 이미 왔다. 양질의 일자리는 급격히 줄어들 것이다. 그렇다 한들 그걸 소비할 주체가 없으면 생산은 무의미해지고 시스템은 붕괴하게 될 것이다"

4차산업시대에서 발생될 경제적 문제 해결을 위해 인간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은 피할 수 없는 결정이란 얘깁니다.

여기에 경기도는 기본소득 효과 어필에 나섰습니다.

재난기본소득이 지급되기 시작한 4월 6일부터 한달여 동안 재난기본소득 가맹점의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부쩍 오른 겁니다.

반면 비가맹점은 매출 하락을 면치 못했죠.

재난기본소득이 소비 진작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었고 특히 소상공인에게 큰 도움이 됐다는 걸 입증한 셈입니다.

그렇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 안해도 돈 준다면 누가 열심히 일하겠나" 과연 그럴까.

핀란드 정부.

2016년 말부터 2년간 2천명의 실업자에게 아무 조건 없이 매달 기본소득 560유로. 우리 돈으로 약 76만4천원을 지급하는 실험을 세계 최초로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핀란드 사회보장국이 내놓은 실험 보고서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행복감 제고에 약간 효과 있음. 근로의욕 고취 효과는 별로 없음.

물론 핀란드의 단 2년 실험의 결과를 토대로 기본소득의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 단언할 순 없습니다.

그런데 또 하나의 큰 고민 있죠.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기 위해선 최소 수십조에서 최대 수백조원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 입니다.

그 때문일까요.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

기본소득 도입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던 다음날 "이런 재정 상황에서 당장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입장을 바꿨고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여야정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증세를 논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재명 지사는 국토보유세를 주장합니다.

46%의 사람은 땅이 없으니 이익이고 54% 중 90%는 내는 돈 보다 받는 게 더 많으니, 세금에 대한 불신을 깨는 방법은 겪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 우리는 재난지원금이란 이름으로 기본소득을 경험했고, 4차산업 시대는 서서히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또 아직 검증되지 않았는데도 여러 나라들이 시행을 준비하고 있고 여러 선진국이 기본소득에 관심을 보이는 데는 오랜 기간 복잡해지고 효율성이 떨어진 복지 시스템을 기본소득 도입을 통해 정비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는 판단도 들어가 있습니다.

도입이냐. 아니냐. 기본소득으로 얻게 될 것과 포기할 것은 무엇인가.

진영과 세대를 넘어선 심도 깊은 논의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기본소득. 더 나은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길일까요.

미래세대가 감당하기 어려운 짐을 남기게 될까요.

앵커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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