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폴란드 헌법재판소가 '기형아 낙태'를 위헌으로 결정한 것에 분노한 여성들이 규탄 시위에 나섰습니다.

시위가 격화하면서 가톨릭 국가의 성역으로 여겨지는 성당까지 점거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아나운서】

분노한 여성들이 거리로 몰려나왔습니다.

[연대는 우리의 무기다!]

여성의 저항을 상징하는 검은 우산이 펼쳐지고...

여당인 '법과 정의당' 사무실 앞에 흙 포대를 쏟아부은 시위대는 '여성의 권리'라는 묘지명을 세워 상징적인 무덤을 만듭니다.

지난주 폴란드 헌법재판소가 '기형아 낙태'는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리자 이에 분노한 여성들이 주말 사이 규탄 시위에 나선 것입니다.

가톨릭 국가인 폴란드에서 낙태의 98%는 태아가 유전적 결함이 있는 경우였습니다.

때문에 헌재의 이번 결정은 사실상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캐롤라이나 도마갈스카 / 시위대 : 분노를 넘어 망연자실한 뿐입니다. 충격과 분노에 낙심한 여성들의 심경을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일부 도시에서는 시위대가 성당을 점거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성당 안으로 진입한 시위대가 "가톨릭 여성도 낙태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연좌시위를 벌이며 미사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폴란드에서 시위대가 성당을 겨냥해 시위를 벌인 것은 사상 초유의 일.

헌재가 기형아 낙태 위헌 결정을 내리는데 가톨릭계의 보수성과 영향력이 배경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바바라 노바카 / 야당 정치인 : 그 누구도 여성에게 영웅이 되길 강요하거나 고통받으라고 선고를 내릴 권리는 없습니다.]

시위대는 오는 28일 전국 단위 집회를 열고 30일에는 가두시위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상황.

'기형아 낙태' 위헌 결정으로 인한 여성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듯합니다.

월드뉴스 김준호입니다.

<구성 : 이꽃봄 /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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