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60dB'이면 쇼핑객들로 북적대는 백화점 내부의 소음 수준인데요. 영동고속도로와 맞닿은 수원 동원고등학교는 매일 이같은 소음 피해를 겪고 있습니다. 더욱이 한국도로공사가 이 구간에 대해 차선 확장 공사를 예고하면서, 소음 피해는 더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는데요.
어떤 문제가 있는 건지, 먼저 이승환 기자가 '한뼘더'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원시에 있는 한 고등학교입니다.

방음벽 너머는 왕복 6차선 영동고속도로.

학교 건물에서 도로까지 거리는 11m에 불과합니다.

[박현목 / 동원고 3학년: 학교에 있는 것 같지 않고 마치 고속도로 한복판 위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동차 소음과 매연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종현 / 동원고 3학년: 영어 듣기평가 시간때 되게 중요한 시간이잖아요. 그래서 그럴 때도 많이 피해를 받는 것 같습니다.] 

【스탠딩】
교실 안입니다. 전문적인 장비로 소음을 측정해봤더니 60dB이 넘게 나왔습니다. 학생들은 백화점 한가운데서 책상을 놓고 공부하고 있는 셈입니다.

지속적인 소음은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는 물론이고, 

[박재범 / 아주대병원 직업환경의학교실 교수: 인지 기능이 완성되지 않은 학생들이 소음에 노출됐을 경우에는 기억력이라든지 독해력이라든지 집중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건강권까지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심지성 /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어폰 같을 걸 사용할 때 당연히 전자 장비의 볼륨이 올라갈 수밖에 없고요. 그렇게 되면 70~80dB 이상의 소음에 스스로 노출되는 겁니다. 영구적인 청각 손실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 됩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달 말부터 시작되는 도로 확장 공사입니다.

학교를 지나는 영동고속도로 상하행선이 한 차선씩 늘면서 학교와 도로 간 거리가 더 가까워질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한국도로공사는 현재 11m 높이인 방음벽을 18m로 높이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예측 소음이 54.2dB로 학교보건법상 기준치인 55dB보다 낮다는 겁니다.

하지만 학교 구성원들은 방음벽이 학교 건물보다 높아지면 조망권이 침해되는 건 물론 안전 문제도 있을 거라고 우려합니다.

[공기택 / 동원고 교사: 거대한 장벽이 학교 앞에 세워지는 거고, 이게 혹시라도 무너지면 아이들이 깔릴 수도 있어요. 왜 이렇게 위험한 일을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지지부진한 논의 속에 소음에 휩싸인 학생들의 힘겨운 학교생활이 매일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OBS뉴스 이승환입니다.

<영상취재: 이홍렬, 김영길 / 영상편집: 민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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