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평화의 장인 유엔 총회 연설장이 올해는 ‘막말 전쟁터'가 됐습니다.

전쟁 위협에서 원색적 비난까지,

국가 지도자들의 입에서 나온 이 분노에 찬 극단적인 말들에 세계가 얼어붙고 있습니다.

리더와 메시지, 김미애 기자입니다.

【기자】

말 폭탄 포문을 연 건 미국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로켓맨(김정은)은 자신과 자신의 정권에 대한 자살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2,500만의 북한 주민도 절멸시킬 수 있다는 전쟁선포”라고 미 언론은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개소리'라고 응수했고,

[리용호 / 북한 외무상 : 개 짖는 소리로 우리를 놀라게 하려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개꿈입니다.]

이틀날에는 최고 권력자, 김정은 위원장의 입에서 원색적 비난이 나왔습니다.

[조선중앙TV(김정은 직접 성명 대독) :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다.]

작심하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맞불 막말 연설을 예고했고,

[리용호 / 북한 외무상 : 우리를 위협하는 막말과 폭언을 늘어놓았기 때문에 나도 같은 연단에서 같은 말투로 그에 대답하는 것이 응당하다.]

서로 질세라, 막말 수위가 점입가경입니다.

[리용호 / 북한 외무상 : 과대망상과 자고자대가 겹친 정신이상자, 최고통사령관, 거짓말의 왕초, 惡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리틀 로켓맨(김정은)을 우리가 처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수단이 없어요. 진짜로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불량국가로 지목된 이란, 그리고 남미 베네수엘라도 막말 전쟁에 가세했습니다.

[하산 로하니 / 이란 대통령 : 국제정치에 막 발을 들인 불량배 풋내기가 핵협상을 파기한다면 매우 유감입니다.]

물론 유엔 총회장이 늘 젊잖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라크를 침공한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게 '악마'라고 독설을 퍼부은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우고 차베스 / 前 베네수엘라 대통령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어제 악마가 여기 왔다 갔어요. 오늘까지도 연단에서 유황 냄새가 나요.]

2009년에는 유엔 안보리를 "테러 이사회"라고 비난하는데 98분을 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 모두 유엔총회의 악당으로 남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 막말이 단순히 말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초강력 대북 제재 발표 이후이고

30대 젊은 독재자와 분노 조절이 힘든 최강 미국 지도자의 대결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OBS 뉴스 김미애 입니다.

<영상편집: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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