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플러스=박혜영 기자] 배우 박신혜가 영화 '침묵'으로 스크린을 찾았다.

이번엔 변호사다. 작품마다 새로운 캐릭터와 탄탄한 연기력으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사로잡아온 박신혜가 '침묵'에서 신념 있는 변호사 '최희정' 역을 맡아 새로운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영화 '침묵'은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 '임태산'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박신혜는 '임태산'의 딸 '임미라'의 과외 선생님이었던 인연으로 사건의 변호를 맡게 된 변호사 '최희정' 역을 연기했다. 자신을 유난히 잘 따르던 임미라의 결백을 유일하게 믿어주는 신념 있는 변호사로 특유의 기질과 강한 자존심으로 미라의 무죄를 밝히는 데 집중한다.

2003년 최지우의 아역으로 데뷔한 박신혜는 어느덧 데뷔 15년 차가 됐다. 각양각색의 캐릭터를 연기하며 경력을 쌓아온 그지만 여전히 '연기'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눈이 빛난다. 

박신혜는 최근 진행된 OBS플러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도 철없이 연기하는 게 좋다. 카메라 앞에 서서 누군가를 연기하는 것이 즐겁다"며 연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음은 박신혜와의 일문일답

- 영화를 본 소감이 어떤가

긴장 많이 했다. 최민식 선배님과 한 스크린에 있는 모습을 상상해본 적 없었는데 처음 같이 찍었다.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오히려 지금은 후련하다. 

연기에 대해 100% 만족은 없지만 우려의 깊이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보시는 분들께서도 조금은 새롭게 봐주시지 않을까 약간의 기대를 한다.

- 시나리오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영화에서 희정이가 변화하는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내가 희정이라면 어떤 방법을 선택했을까 생각했다. 갈림길에서 선택하는 희정이의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이 진실이 아닐 때 다가오는 충격에 대한 강도가 어느 정도일까 궁금증도 컸다.
 
영화 속 개개인의 감정들이 많이 살아있다. 개개인의 이야기와 스토리가 얽히고설켜 있다. 희정이와 미라, 희정이와 동검사의 관계 등 보이지 않는 관계설정이 이 영화의 포인트고 재미다.

- 전형적인 정의로운 변호사 캐릭터가 아니다. 그렇게 일부러 연기했나

보통의 우리가 생각하는 변호사는 어떤 사건에 정의감이 넘치고 액티브한 느낌이다. 그런데 실제로 변호사는 법정에서 서류상으로 오가는게 맞지 열변을 토하는 사건은 많지 않다고 들었다.영웅적인 정의감이 넘치는 변호사가 아니라 정말 현실에서 챗바퀴 굴러가듯 사는 인물이다. 야망이 있는 인물이 아니라 미라에 대한 마음으로 변호를 시작한다. 

희정과 미라의 관계가 영화에서 설명되지 않지만 과외 선생님과 제자 관계이다. 그렇기 때문에 둘의 사이가 돈독하다.

- 분장은 어떻게 했나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의 가장 편안한 모습을 그리려고 했다. 외형적인 것보다 자신의 일에 신경을 쓰는 사람을 표현했다. 분장도 거의 안하고 베이스만 얇게 했다. 조명도 거의 들어오지 않아서 외형적인 부분은 내려놓았다.

- 현장에서 최민식과의 합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좋았다. 선배님의 열정에 반만 따라가도 성공할 것 같다. '연기를 어떻게 해야한다'보다 '연기에 임하는 배우들의 자세'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해주셨다. 

긴장하지 않게 농담도 많이 던지시고 재미있었다. 선배님께서 스탭들 다 모아놓고서 이야기하는 모습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풀어주듯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시는 모습같았다. 기가 대단하신데 기에 눌린다기보다 기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 데뷔한지 15년 차다. 연기에 대한 가치관이나 기준이 있나

개인적으로는 건강하고싶다. 어떻게보면 스스토 틀을 만들어버리게 될 수도 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깨고싶지 않다. 나의 일을 통해 누군가에게 잠깐의 위로가 되면 좋겠다. 내가 하는 영화가 대작이 아니더라도 마음 한 켠에 잔잔한 무언가를 남길 수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소소한 웃음이 있는 작품들을 하고 있다.

- 배우를 시작했을 때와 지금 바뀐 점이 있다면

책임감의 정도.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나이를 지나 성인이 되고 책임감의 경계선에 있는 것 같다. 어렸을 때는 연기나 현장이 무작정 재밌었다. 드라마 '피노키오' 때 기자 역할을 하면서 말에 대한 중요성과 조심성에 대해 생각했다. 작품을 계속하면서 책임감의 무게가 커지는 것 같다. 그래서 섣불리 작품을 계속 못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지금 20대니까 더 많이 넘어져봐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 그렇다면 바뀌지 않은 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철이 없는 것. 철없이 연기가 좋다. '침묵'의 경우 감정선의 변화가 디테일한 부분이 많아서 고민하는 시간도 길고 대사 수정도 많았다. 그러면서 답을 얻는 것이 재밌었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시도였는데 배움의 시간이였고 많은 것을 남겨준 작품이다. 

카메라 앞에 서서 누군가를 연기한다는 것이 아직도 즐겁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각자의 위치에서 다같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게 의미 있는 일이라는 걸 매순간 느끼며 복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 실패할 걱정을 안하는 배우라는 말이 있다

걱정은 늘 한다. 드라마나 영화가 다 시기가 있다. 어떤 계절에 드라마를 방송할지 어떤 영화와 함께 개봉할지의 문제는 피디님들만의 고민은 아닌 것 같다. 나도 긴장을 많이 한다. 모두가 밤새가면서 노력하고 있으니 그런 부분들을 시청자와 관객들이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항상 좋은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 차기작과 휴식기 계획은?

차기작은 결정을 안한 상태이다. 내년쯤 생각하고 있다. 들어오는 작품들을 열심히 읽으면서 좋은 작품을 고르고 있다. 휴식기 동안은 아빠와 낚시를 가고 싶다. 부모님이 결혼 30주년이라 두 분의 결혼 기념 축하를 무엇으로 할까 고민중이다.

- 인간 '박신혜'로 이루고 싶은 인생의 목표는?

연기로는 좋은 작품을 만나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 작고 소소한 이야기를 잘 풀어나갈 수 있는 편안한 배우가 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지금이 너무 좋아서 이 행복을 지키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고 싶다. 사실 투덜쟁이인데 불평 불만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또 빨리 조카가 보고싶다.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OBS플러스 박혜영 기자 bark@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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