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한제국의 마지막 세손빈 '줄리아 리'가 하와이에서 쓸쓸히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엄격한 궁 생활 등으로 이혼한 뒤 우리에겐 잊혀졌지만,
줄리아 리는 한국을 잊지 않았습니다.
최근까지 그녀를 만났던 재미 문화 연구가를 통해 생전의 삶을 OBS가 단독으로 전해드립니다.
김민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2년 2월, 하와이에서 열린 역사 속으로 사라진 세계 지도자들에 대한 특별 사진전.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의 사진 앞에 파란 눈의 미국인 고 줄리아 리가 담겨있습니다.

[최민자 / 미국 하와이 동서문화센터 연구원: (줄리아 리가 말하길) 이거는 사진을 찍어야 돼…. 정말 귀한 시간이라고….]

줄리아 리는 대한제국 마지막 세손빈입니다.

1958년 미국 뉴욕에서 고종의 일곱째 아들이자 황태자인 영친왕의 유일한 생육 이구 씨와 만나 결혼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엄격한 궁 생활과 종친회의 이혼 종용 등으로 별거하다 1982년 이혼했고, 1995년 하와이에 정착했습니다.

남편이 2005년 일본에서 숨진 채 발견된 뒤 서울에서 장례식이 치러졌지만 초대받지 못해 먼발치에서 지켜봐야 했습니다.

향년 94세, 줄리아 리는 지난달 26일 한 요양병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고 이 사실은 열흘 뒤에야 알려졌습니다.

[최민자 / 미국 하와이 동서문화센터 연구원: 옛날에 뇌졸중이 있었고 한쪽(오른쪽) 손은 전혀 못 쓰고…. 한 2~3년 동안 요양병원 침상에 누워 계신 상태였어요.]

줄리아 리는 한쪽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였지만 그림 그리는 것을 놓치 않았고, 병상에 눕기 전까지 현지 한인 양로원에 기부하는 것을 보람으로 여겼다고 지인은 말했습니다.

평생 남편을 그리워했지만 결국 재회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 안타깝다고도 전했습니다.

OBS 뉴스 김민주입니다.

< 영상편집: 정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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