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플러스=김지원 기자] 미모의 여배우들만이 앉을 수 있다는 '조선명탐정' 시리즈의 세 번째 여주인공 자리를 꿰찬 여인은 배우 김지원이었다.

연이은 대박 행로를 걷고 있는 김지원은 앞서 '태양의 후예'를 통해 군복을 입은 채 박력 넘치는 '다나까' 말투를 사용하며 남심을 무너뜨리고 이후 '쌈 마이웨이'에서 따라올 수 없는 애교로 수많은 패러디를 탄생시켰다.

안방극장 점령을 끝내고 스크린 장악까지 넘보고 있는 김지원은 '조선명탐정'을 통해 첫 사극에 도전했다.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에서 김지원은 사건 현장마다 나타나는 의문의 여인 '월영' 역을 맡았다. '월영'은 이름, 나이 등 자신에 대한 것은 그 무엇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정장 한 사람 쯤은 거뜬하게 제압하는 괴력을 가진 미스테리한 인물이다. 그는 잃어버린 자신의 기억을 되찾고자 '김민'·'서필' 콤비와 힘을 합쳐 미스테리한 사건의 뒤를 쫓는다.

'조선명탐정'의 전작들과 달리 '월영'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사건의 중심에 서서 극을 이끌어간다. 시리즈 사상 가장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캐릭터로 당찬 이미지의 김지원과 딱 맞는 배역이었다. 그는 대선배인 김명민, 오달수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는 존재감을 내보이며 '월영'의 매력을 200% 끌어올린다.

▶ 다음은 김지원과의 일문일답

- 첫 사극 도전인데 소감은 어땠나

새로웠다. 몇 년 만의 스크린이라 낯설기도 했다. 그나마 '조선명탐정'이 고전적인 전통 사극이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사극톤, 현대톤을 다 가지고 있어서 촬영하는 재미도 있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첫 시작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좋은 경험이 됐다.

- 한복 촬영 쉽지 않았을텐데

한복 입고 뛰는 것은 정말 쉽지 않더라. 다른 의상은 의상팀이 신경을 많이 써줘서 괜찮았는데 한복은 자락이 자꾸 밟혀서 힘들었다. 새삼 사극 하시는 분들 정말 대단하다 싶었다. 가채라도 썼으면 정말 큰일날 뻔했다. 

- 시나리오 선택 이유는?

1편과 2편을 워낙 재밌게 봤다. 당시에는 3편이 나올 줄 상상도 못했고 나오더라도 나한테 시나리오가 올 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대본 받고 너무 신기했다.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월영'이라는 캐릭터가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많았고 극의 흐름도 자연스러워 한번에 잘 읽히더다. 잘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났다.

- '월영' 캐릭터 어떻게 분석했나

'월영'은 사건과 관련 지어서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나가는 캐릭터다. 기억을 잃었다는 것은 스스로를 잘 모른다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에 예민하고 경계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다른 외적인 것에 반응하기보다 내가 처한 상황, 내 문제가 더 급하다는 생각으로 나 자신에게 포커스를 많이 뒀다. 나중에 기억을 다시 찾았을 때 감정선이 더 깊어지는 것에 집중했다. 

- '조선명탐정' 팀워크 좋기로 유명하다. 직접 느껴보니 어땠나 

나도 말로만 듣다가 이번에 직접 봤는데 서로 배려를 많이 해주는 게 보였고 현장 분위기도 정말 좋았다. 또 말그대로 합이 '딱딱' 맞더라. 오달수는 이것은 '마술'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나를 포함한 이민기나 김범 등 새로 합류한 배우들에게 배려를 많이 해줬다. 혹시나 이질감을 느끼거나 어색해하지 않도록 먼저 다가와주셨다. 어떤 현장이든 처음엔 늘 낯설기 마련이기 때문에 오히려 나는 그런 부분에 대해선 걱정이 없었는데 스탭분들의 그런 노력 덕분에 더 빨리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 같다.

- 힘들었던 부분은 없었나

전에는 드라마 위주로 촬영을 했던 터라 지방을 돌면서 숙박을 하는 환경이 낯설긴 했다. 드라마 촬영할 때는 하루에 스무개 장면 정도 촬영하다가 이번에 하루에 고작 두 개, 세 개 찍으려니 어색했다. 뭔가 더 해야할 것 같은 마음도 들었다. 물론 그러면서 더 밀도 있는 장면들이 만들어지고 영화와 드라마의 차이점이 생기는 것이겠지만.

- '쌈마이웨이'랑 비교했을 때 배우들 연령 차이가 상당하다

사실 연령 차이를 크게 느끼진 못했다. 모두 배우라는 같은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공감대가 크게 다르진 않았다. 또 아무래도 선배님이고 경험도 많으셔서 보고 배울 점이 많기도 했다. 물론 또래 배우에게도 배울 점이 있지만 직접 조언을 해준다는 점에서 더 많은 도움이 됐다.

- 대표적으로 어떤 조언을 받았나

한 번은 오달수가 "연기하는 사람이 너무 즐거우면 보는 분들이 불편할 수 있다. 연기자가 고민이 많고 힘들어야 편하게 볼 수 있는 거다"라고 말했는데 그 말이 굉장히 와닿았다.
반면 김명민은 굉장히 시원시원한 스타일이라 저절로 믿음이 가는 분이다. 잔걱정과 고민이 많은 편인 내게 "그냥 자신감 있게 하라"며 응원해줬다. 굉장히 편안하고 자신감 넘치게 연기하는 김명민에게도 개인적인 고민과 노력이 있었다. 그런 모습 보면서 나도 더 열심히 하고자 했다.

- 벌써 데뷔 10년차다

벌써 그렇게 됐나. 원래는 가수 데뷔를 준비하는 연습생이었는데 당시에 이것저것 배우다가 배우 쪽으로 먼저 길이 열렸다. 그때부터 조금씩 작품에 출연하면서 연기 공부를 시작했다.

- 어릴때부터 연습생 생활했는데 후회는 없나

내가 평범하지 않다고 느낀 적이 없어서 후회도 없다. 지금도 외출할 때 그냥 지하철 타고 편하게 이동한다. 예전보단 알아봐주시는 분이 조금 늘긴 했지만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 전 작품에서 연달아 연기 호평을 받았다

정말 운이 좋았다. 이건 나 혼자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특히 나는 오랜 공백기를 가졌던 적도 없고 무명 시절도 긴 편이 아니다. 같은 꿈을 꾸고 있는 모두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그런 좋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던 건 너무 감사한 일이다. 그저 운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다.

- 모성애 연기 어렵지 않았나

가장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이다. 그래서 더 잘해내고 싶기도 했고 집중 하려고 노력했다. 아이가 있다는 게 어떤 것인지 경험해 본 적이 없기도 하고 경험을 해봤다고 해서 다 잘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가 이해한만큼 최대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 

- 감독이 따로 디렉션 준 내용 있나

감독님과 가장 많은 상의를 한 부분은 '월영'이의 톤이었다. 감독님은 굉장히 명확한 디렉팅을 주는 타입이다. 내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충분한 시뮬레이션을 거친 후에 두가지 선택안을 주시면 내가 선택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난 그저 감독님을 믿고 따라갔다.

- 가장 만족스러운 장면을 꼽자면

클로즈업 장면. 내 얼굴로 스크린이 가득찬 것을 보는데 기분 좋더라. 영화를 본 사람들이 다들 "감독이나 스탭분들이 얼마나 김지원이라는 배우를 애정하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고 얘기하더라. 실제로 나도 많이 느꼈다.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조명이나 앵글을 세심하게 신경을 많이 써준 덕분에 예쁘게 잘 나왔다. 또 언제 내가 스크린을 가득 채워보겠나(웃음).

또 극 중 내가 삿갓을 쓴 채 한 손으로 '김민'과 '서필'을 휙휙 날리는 장면도 좋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촬영 당시에는 그런 식으로 찍지 않아서 어떻게 나올 지 상상도 못했는데 나중에 편집된 거 보고 놀랬다. 이런 장면들 하나하나가 '조선명탐정'의 매력인 것 같다. 

- '조선명탐정' 영화를 홍보한다면?

먼저 김명민과 오달수, 두 사람이 새로운 시리즈로 찾아오는 것 자체만으로 기대감을 많이 줄 수 있을 것 같다. 또 '조선명탐정'은 세대 차이 없이 지인들에게 추천이 가능한 영화다. 가족들과 함께 가서도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새로 합류한 이민기와 김범의 액션 장면도 정말 멋있다. 이민기는 뛰는 모습조차 멋있고 김범 역시 사극 경험이 있어서인지 칼을 정말 잘 다룬다. 우리 '조선명탐정'에서는 잠깐씩 등장하는 두 분의 멋짐을 누릴 수가 있다.

그리고 시리즈마다 바뀌는 여주의 자리에 김지원이라는 배우가 들어오면 어떤 모습일지 볼 수 있다. 아마 색다른 모습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새해에 개인적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올해는 좀 더 움직이게 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내가 워낙 집순이라. 선배들이 "광합성 좀 해라"라고 말을 할 정도다. 올해는 나도 좀 더 밖으로 나가서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싶다. 

- 김지원에게 '조선명탐정' 이란?

훅 치고 들어온 영화. 작품 촬영 중에 차기작을 선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시나리오를 '쌈 마이웨이' 하는 도중에 받았는데 당시에는 워낙 촬영 스케쥴이 빡빡해 차기작은 생각도 없었다. 근데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너무 재밌어서 하기로 했다. 

갑작스러운 선택이긴 했지만 '조선명탐정'을 촬영하면서 스스로 느낀 점이 정말 많다. '성장'이라고까지 표현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배운 점이 너무 많다. 이번에 배운 것들을 아마 다음 작품할 때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 

(사진=쇼박스)

OBS플러스 김지원 기자 zoz95@obs.co.kr 

  • OBS 뉴스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32-670-5555
  • ▶ 이메일 jebo@obs.co.kr
  • ▶ 카카오톡 @OBS제보
저작권자 © OBS경인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