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중국 당국이 젊은 층 가운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일명 '웃음 앱'을 강제 폐쇄했습니다.

이용자들은 "웃을 자유라도 달라"며 거리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뉴스캐스터】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 밤거리.

차량 수백 대가 몰려나와 경적을 울려댑니다.

시민들은 손에 휴대폰을 들고 도로를 점거한 채 구호를 외치고 노래도 부릅니다.

중국 인터넷 검열을 담당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앞인데, 이날 동영상 앱 '네이한돤즈'를 강제 폐쇄한 데 대해 네티즌들이 항의하고 있는 것입니다.

네이한돤즈는 짧은 동영상이나 저속한 농담, 웃음거리 등을 다루는 모바일 앱으로 이용자 2천만 명이 넘으며 최근 인기를 누려왔습니다.

주로 젊은 층인 이용자들은 평소 네이한돤즈의 상징인 웃는 남자 모습의 스티커를 차량에 부착하고 다니며 연대를 과시하기도 합니다.

이용자들은 "네이한돤즈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푸는 유일한 출구였고 이용자들이 서로 가족처럼 지냈다"며 앱 폐쇄에 분노했습니다.

중국 곳곳에서는 누리꾼들이 소규모 집회를 벌이거나, 차량 경적을 한 번은 길게, 다음 두 번은 짧게 울리며 항의에 계속 동참하고 있습니다.

워낙 인터넷 검열과 사이트 폐쇄가 일상화돼있는 중국에서는 트위터나 구글, 유튜브 등 해외 사이트에의 접속은 아예 불가능합니다.

여기에 당국이 사회 안전을 내세워 인터넷 통제의 강도를 한 단계 더 높여가고 있는 것입니다.

시진핑 주석 집권 후 중국 공산당은 사회 통제를 바짝 강화하면서 네이한돤즈 외에도 여러 인기 동영상 앱을 잇달아 폐쇄하거나 콘텐츠를 대거 삭제했습니다.

[후얀핑 / 중국 인터넷 데이터센터: 중국은 지난 20여년 간 인터넷을 집중 개발해왔고, 규제는 그 보충 역할일 뿐입니다. 보안을 요하는 인터넷 개발엔 통제가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젊은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중국 당국의 '무지' 탓이란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당국이 인터넷 세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신문은 "이데올로기와 '붉은 엘리트주의'만 중시하는 중국 공산당이 젊은이들의 스트레스 해소 거리마저도 당의 권위를 해치는 위해 요소로 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월드뉴스 김상경입니다.

<영상편집: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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