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최근 600여 명의 난민을 태운 구조선이 이탈리아 입항을 거부당해 지중해 바다를 떠돌아야 했죠.

다행히 스페인 정부가 받아들여 다시 땅을 밟을 수 있게 됐는데요,

하지만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은 난민을 향한 문을 점점 좁히고 있습니다.

【기자】

난민구조선 아쿠아리우스가 스페인 발렌시아 항에 입항합니다.

지난 10일, 아쿠아리우스는 지중해에서 난민 629명을 구조해 이탈리아로 향했지만 입항을 거부당했습니다.

지중해를 정처없이 떠돌던 아쿠아리우스는 스페인 정부로부터 입항 허가를 받고서야 간신히 땅에 발을 디딜 수 있었습니다.

[칼린 클레이어 /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팀 : '국경없는의사회'는 정치적 점수만 구하려 드는 일부 유럽 정부를 규탄합니다. 그들이 구해야 하는 것은 난민의 생명입니다.]

난민을 향한 유럽의 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난민 수용 정책에 앞장섰던 독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기독민주당과 연정을 맺고 있는 기독사회당은, 최근 다른 국가에 망명 신청을 한 난민은 입국을 거부하는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알렉산더 도브린트 / 기독사회당 의원 : (기독사회당은) 난민들이 독일 국경을 넘어오는 것을 막는 제호퍼 장관의 난민 정책에 100% 찬성합니다.]

메르켈이 나서 이 정책을 막았지만, 갈등이 깊어질 경우 70여 년을 이어온 두 당의 연합은 분열되고 메르켈의 정치적 입지도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메르켈은 난민 문제는 EU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며 구조 요청을 보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 독일 총리 : 정부 간의 협정을 통해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EU 회원국들도 난민에 점점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슬로베니아나 오스트리아처럼 우파가 집권하는 국가는 물론, 최근 이탈리아와 프랑스조차 불법 이민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주세페 콘데 / 이탈리아 총리 : 더블린 조약(최초 입국한 국가에 난민 지위 신청하는 규정) 개정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탈리아는 (프랑스 등과 공유할 수 있는)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온 이민자는 3만 5천여 명.

하지만 이들을 받아들일 만큼 유럽의 품은 넉넉하지 않아 보입니다.

월드뉴스 김미애입니다.

<구성: 송은미 / 영상편집: 용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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