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는 죽은 뒤에도 평온을 얻을 수 없습니다.

천연가스를 비롯한 모든 물자가 부족하다 보니 장례조차 제대로 치르기 힘듭니다.

【아나운서】

베네수엘라의 한 화장터입니다.

대기실은 인기척 없이 썰렁하기만 하고, 굴뚝은연기가 끊긴 지 오래입니다.

경제난에 천연가스가 없어 화장시설이 운영을 멈췄습니다.

화장할 곳을 찾아다니다 장례를 치르지 못한 채 열흘이 훌쩍 지나기도 합니다.

[야하이라 마토스 / 미망인 : 남편을 화장하려는데 가스가 없어서 불을 지필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곳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하루 영안실 사용료도 한 달 최저임금과 맞먹습니다.

매장 마저, 관이나 비석 재료가 없어 쉽지 않습니다.

[야하이라 마토스 / 미망인 :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정말 이해가 되질 않아요.]

베네수엘라의 올해 물가 상승률은 1백만%에 달합니다.

천연가스를 비롯한 연료는 물론, 식료품, 의약품 모든 것이 부족해,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것은 일상이 됐습니다.

[브렌다 모레노 / 운전자 : 아이와 남편, 어머니를 뒷바라지하며 대학도 다녀야 해요. 기름 넣느라 길바닥에서 허송세월할 여유가 없습니다.]

2015년 이후 경제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나라를 떠난 사람은 3백만 명.

남은 사람들은 산 자 죽은 자 가릴 것 없이 고통 속을 걷고 있습니다.

월드뉴스 최지해입니다.

<구성 : 송은미 / 영상편집 : 용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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