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위안부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과 친일 음악가 홍난파의 동상이 한 장소에 세워져 논란입니다.
일제 피해자와 부역자를 동시에 기리고 있는 것인데, 지자체는 별다른 문제의식이 없어 보입니다.
우승원 기자입니다.

【기자】

평화의 소녀상입니다.

수원시민들이 지난 2014년 평화공원을 만들겠다며, 성금을 모아 만들었습니다.

[김향미 / 수원평화나비 공동대표 : 시민들이 직접 50원, 10원 이렇게 모아서 4천 명 이상의 시민들의 도움으로 이렇게 소녀상을 세우게 됐고요.]

소녀상이 세워진 뒤 이곳은 위안부 기림일 행사와 일본 제품 불매운동 결의 대회가 열리는 등 새로운 항일운동지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기념하고 있는 것은 소녀상만이 아닙니다.

【스탠딩】우승원
소녀상에서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에, '고향의 봄'을 작곡한 난파 홍영후의 동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문제는 홍난파가 과거 친일행각을 일삼았다는 것.

'공군의 노래' 등 일본의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노래를 여럿 작곡하고 공연했습니다.

[방학진 /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 '음악보국'이라고 해서 "음악을 통해서 천황폐하에게 충성하자". 식민지 지배정책을 강화하고 일본의 침략 전쟁을 옹호하는 활동들을 적극적으로 했습니다.]

한 장소에서 일제강점기 피해자와 부역자를 동시에 기리고 있는 것입니다.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수원시는 별다른 문제의식이 없어보입니다.

[수원시 관계자 : 없애고 존치하고 이 부분은 아직 저희가 계획이 없기 때문에 좀 더 논의를 해서….]

친일파 지우기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로 친일 예술인을 자치단체의 홍보 수단으로 내세워 소녀상에게 더욱 참혹하고 슬픈 현실을 안겨주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OBS뉴스 우승원입니다.

<영상취재: 조성범 / 영상편집: 조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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