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성들의 스포츠 경기장 입장을 금지하는 이란이 최근 허용 방안을 두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여성 인권에 대한 비판 여론에 서서히 여성들에게도 개방하는 분위기인데 이슬람 강경파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기자】

이란의 한 쇼핑 센터, 층층이 축구를 보는 사람들로 빼곡합니다.

여성들도 있는데, 얼굴에 국기를 그리는가 하면 대형국기까지 흔들 정도로 적극적입니다.

[라지에 디흐칸 / 테헤란 시민 : 함께 축구를 관람하는 건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고 아무 문제도 없었습니다.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이상한 일도 전혀 없었습니다.]

여성들도 남성 못지 않게 스포츠 관람을 좋아하지만 여성들의 직접 관람은 이란에서 금지입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일부 국제경기를 제외하고는 여성의 경기장 입장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공공장소에서 남녀가 함께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입니다.

[무사비 / 테헤란 시민 : 어떤 종교적인 문제이죠. 여성 관전을 금지시키고 남성들은 대체 뭘 하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어요.]

최근에는 남장 차림으로 축구장에 입장하다 기소된 여성이 재판을 앞두고 분신자살하는 사건도 일어났습니다.

처음 단호하던 이란 정부였지만 국제 여론이 좋지 않자 결국 여성들의 경기장 입장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슬람 강경파의 비판이 만만치 않아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알리 라비에이 / 이란 정부 대변인 : 이란은 여성의 경기장 출입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지만 일부 사회 구성원들의 우려도 존재한다는 사실 역시 동의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일단 대규모 경기장에 여성전용 공간을 설치하는 방향으로 잡고 있는데, 일시적 조치라는 관측도 있어 이란의 오랜 금기가 풀릴지 주목됩니다.

월드뉴스 정철호입니다.

<영상편집 : 정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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