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OBS는 그간 "북한 멧돼지가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해 왔지만, 정부는 "멧돼지가 군사분계선을 넘을 수 없다"는 군의 말만 듣고 소극적으로 대응해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무장지대 멧돼지에도 바이러스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20일 만에 민간엽사 투입을 재개하기로 했는데, "뒷북 대책"이란 지적입니다.
계속해서 갈태웅 기자입니다.

【기자】

경계망 위로 솟구치는 멧돼지.

다른 개체들도 가볍게 장애물을 넘어갑니다.

이처럼 아프리카 돼지열병 매개체인 멧돼지는 기동성이 뛰어납니다.

조금이라도 허술한 곳이 있으면 집단적인 이동경로로 활용합니다.

때문에 9개 나라에 바이러스가 퍼진 유럽은 멧돼지 포획에 방역의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런 실정에도 군은 "군사분계선이 있어 북한 멧돼지가 내려올 일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정경두/국방부장관(지난달 24일): 해·강안으로 이렇게 온다고 그러더라도 우리 TOD(열상감시장비)부터 해서 과학화 경계·감시장비로 다 완벽하게 잡을 수 있다….]

이를 믿고 방역 당국도 멧돼지 서식밀도를 낮추지 않았습니다.

국무총리 지시에 뒤늦게 DMZ 수렵단을 편성했지만 이마저도 국내 첫 확진 이후 중단했습니다.

[환경부 관계자: 총기 포획의 경우는 엽견이 동반되고, 총기 소리에 얘들(멧돼지)이 놀라서 이동이 확산되잖아요?]

하지만 접경지역에서는 남하 멧돼지가 꽤 목격됐습니다.

군의 자신과 달리 철책에 허술한 부분이 많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북한이 확진을 신고했던 5월 이후에도 7차례 파손이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결국 강화군 등 일부 발병지에 오는 7일부터 민간엽사들이 재투입됩니다.

DMZ 멧돼지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되자 이제야 개체수 조절에 나서겠다는 것입니다.

멧돼지 우려를 무시했던 정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OBS뉴스 갈태웅입니다.

<영상취재: 현세진 / 영상편집: 장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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