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8월에 발생한 한 교통사고가 영국과 미국 간 갈등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 외교관 부인이 사람을 친 것인데, 미국으로 가버린 뒤 조사에 불응하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영국 노샘프턴셔의 미군 공군기지 근처에 오토바이 수백 대가 등장했습니다.

이곳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10대 청소년 해리 던을 추모하고, 정부에 진상 조사를 촉구하기 위해서입니다.

[팀 던 / 해리 던의 아버지 : 당국자들은 거짓말만 늘어놓지 말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려야 합니다.]

지난 8월 모터바이크를 타고 가던 던은 역주행하던 자동차에 부딪혀 목숨을 잃었습니다.

피의자는 미국 외교관의 부인인 앤 사클러스, 영국에 온 지 3주밖에 되지 않아 미국의 좌측 운전과 영국의 우측 운전을 착각했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그런데 사클러스는 경찰 조사에서 영국을 떠나지 않겠다고 안심시키더니, 풀려나자마자 미국으로 달아나 버렸습니다.

사실상 뺑소니라며 영국 전역에서 공분이 일었고, 던의 부모는 피의자 송환을 압박하기 위해 직접 미국 땅을 밟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만났지만 소용없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관 면책 특권을 앞세우며 송환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급기야 영국 국민들은 영국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기 시작했고, 존슨 행정부가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지만 진척은 없습니다.

[도미닉 랍 / 영국 외무부 장관 (지난달 21일) : 당국은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의거해 앤 사클러스와 그 가족의 면책특권을 재검토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불운했던 한 건의 교통사고.

법의 맹점을 이용한 한 사람의 도주극이 오랜 맹방을 자임하는 영국과 미국 사이 새로운 갈등의 골을 만들고 있습니다.

월드뉴스 홍원기입니다.

<구성 : 송은미 / 영상편집 : 용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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