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두바이 통치자가 자신의 아내와 딸들을 납치하고 감금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국제사회의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부인이 불륜을 저질렀다는 흑색선전까지 펼쳤습니다.

【리포터】

지난해 두바이의 통치차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의 부인 하야 빈트 알-후세인 공주는 영국 법원에 두 자녀를 보호해달라고 소송을 냈습니다.

두바이 측은 하야 공주가 경호원과의 불륜을 들키자 아이들을 데리고 도망갔다며 양육권을 주장했습니다.

‘가정 막장극’으로 보인 이 소송에, 법원은 하야 공주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자녀들에 대한 납치와 구금 등 학대 가능성이 있고 이를 막으려는 부인을 협박했다고 판단한 겁니다.

또, 다른 부인의 딸인 샴사 공주와 라티파 공주에 대한 납치 감금에 대해서도 사실관계가 인정된다고 판결했습니다.

샴사 공주는 2000년 영국 유학 도중 납치됐고, 라티파 공주도 2002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탈출을 시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티나 자우히아이넨 / 두바이 공주의 친구 : 라티파는 그날 보트로 끌려갔어요. 끌려가지 않으려 발길질을 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죠. 라티파는 망명 신청을 했지만 거부당했어요.]

당시 라티파 공주의 탈출극은 국제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프랑스 전직 첩보원의 도움까지 빌린 탈출 계획이 한 편의 첩보극을 연상시킨 데다, 공주조차 자유를 억압당하는 두바이 여성 인권의 민낯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셰이카 라티파 빈트 아흐마드 알-막툼 / 두바이 공주 (2018년) : 셰이크 무함마드는 자신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살인도 마다하지 않을 겁니다.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거든요.]

셰이크 무함마드는 법원의 판결 공개를 막으려 했지만 이 요청은 기각됐습니다.

판결문이 공개되자, ‘개인적인 문제’라고 혐의를 부인하며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월드뉴스 이지현입니다.

<구성 : 송은미 / 영상편집 : 용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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