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플러스=조연수 기자] 영화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 없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영화를 제외하고 개봉을 앞둔 한국 영화 신작이 넷플릭스로 직행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배급사 리틀빅픽처스는 이 영화를 다음 달 10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 공개한다고 23일 밝혔다.

영화는 당초 지난 2월 26일 극장 개봉 예정이었다. 이에 앞서 2월 22일 개막한 올해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초청돼 첫선을 보였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개봉이 미뤄졌고 결국 넷플릭스행을 택했다.

리틀빅픽처스 측은 "코로나19 위험이 계속되고 세계적인 확산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더 많은 관객에게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한 끝에 넷플릭스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해외 세일즈를 담당한 콘텐츠판다가 반발하고 나섰다. 콘텐츠판다는 이날 공식 입장을 내고 "'사냥의 시간' 투자 배급사의 이중 계약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콘텐츠판다 측은 "지난해 1월 24일 리틀빅픽처스와 해외 세일즈 계약을 체결하고 1년 이상 업무를 이행했다. 그 결과 약 30개국에 선판매했으며 추가로 70개국과 계약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콘텐츠판다는 이 영화의 해외 세일즈사이자 동시에 투자사"라며 "그러나 리틀빅픽처스는 당사와 충분히 논의 없이 3월 초 구두 통보를 통해 넷플릭스 전체 판매를 위한 계약 해지를 요청했고 3월 중순 공문을 발송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콘텐츠판다는 해외판매가 완료된 상황에서 일방적인 계약해지는 있을 수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리틀빅픽처스는 투자사들에 넷플릭스와 글로벌계약을 체결할 계획을 알리는 과정에서 콘텐츠판다만 누락시켰고, 23일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이중계약 소식을 최종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콘텐츠판다 측은 "이런 일방적인 행위로 금전적 손해를 입는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해외 영화시장에서 쌓아 올린 명성과 신뢰를 잃게 될 위기에 처했다"며 "아울러 한국 영화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며 해외 영화사들이 확보한 적법한 권리를 무시하고 국제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OBS플러스 조연수 기자 besta127@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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