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1월 20일.

이후 확진자 수가 한두 자리를 오가다 상황이 위급해진 건 지난 2월 18일, 신천지 교인 31번 확진자 발생부터였습니다.

다닥다닥 붙어 찬송가를 부르고 손잡고 기도를 하는 등 밀접한 접촉이 부른 참혹한 결과.

결국 이만희 교주.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했는데요.

[이만희 / 신천지 총회장 (지난 3월 2일) :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 사람 변변치 못한 사람 제대로 못한 것 용서해 주십시오.]

그런데 제2의 신천지 사태는 대구가 고립 속에서 몸부림치던 그때, 이미 수도권에서 꿈틀거리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전광훈 /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지난 2월 23일) : 오히려 이런 예배에 참여하면 성령에 불이 떨어지기 때문에, 걸렸던 병도 낫는다고요.
아니, 다음 주에 다 예배 오십시오. 주님이 다 고쳐주실 겁니다.]

전광훈 씨가 담임 목사를 맡고 있는  사랑제일교회에서 확진자가 처음 나온 건 지난 12일.

서울시는 이틀 뒤. 교회 측에 8.15 집회 금지 등의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주최측 추산 5만 명이 모인 집회에
전국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전광훈 /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지난 15일)
: 오늘도 저를 이 자리에 못 나오게 하려고 중국 우한 바이러스를 우리 교회에다가 테러를 했습니다. 바이러스 균을 우리 교회 모임에다가 갖다 부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황당한 주장이라고 치부할 시간이 없습니다.
문제가 심각합니다.

대구의 경우 신천지 교인인 31번 첫 확진자부터 100명을 넘어서기는 엿새,
정점까지 12일 걸렸는데

사랑제일교회는 첫 확진자가 나온 지 나흘 만에 200명을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이 확산했던 3월에도 52명이 최고치였고,

이태원클럽발 확진자가 늘었던 5월에도 최대 하루 30명을 넘지 않았던 때를 돌아보면 현 상황이 더 어려워 보인다는 방역 당국의 발언. 과장으로 보이지 않는데요.

여기에 사랑제일교회발 집단감염이 더 위중한 여러 이유 중 주목할 점은 교회와 교인들의 태도입니다.

신천지가 일부 명단을 제출하지 않고 불이익을 우려해 행적을 숨겼던 것처럼 사랑제일교회 역시 허위 명단 의혹이 일고 있고, 정부와 방역 당국 불신 성향이 극심합니다.

교인들은 '정부가 사랑제일교회 교인에 대해선 무조건 양성 판정을 내린다'는 가짜 소문을 공유하며 격리와 검사가 아닌 방역 당국과의 연락 두절을 선택했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정치집회를 2300여 회 이끌어왔다는 전광훈 목사는 저속한 표현과 무리한 헌금 요구 등으로 논란이 됐습니다.

또 지난해 10월엔 신성모독 논란 으로 교계를 발칵 뒤집기도 했죠.

그리고

[전광훈 / 사랑제일교회목사 (지난 15일) : 나는 열도 안 올라요. 병에 대한 증상이 전혀 없어요.]

그런데 그렇게 자신만만해하던 그 지도자는 유유자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구급차에 올랐고 평소 앓던 기저질환이 악화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도 종교와 집회의 자유를 막아선 안 됩니다.

하지만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웃을 사랑하라 했지만, 만인들에게 피해를 주는 한 종교지도자의 신념과 정치적 입장, 과연 믿고 따르는 게 종교적 자유일까요?

"마귀의 계략인 것입니다"
"믿으십니까?"
"주여! 주여!"

목사님은 의료진 헌신 속에 치료를 받고 있는데 교인들은 방역 당국과의 숨바꼭질을 계속하고 있고 정부는 또다시 뒤늦게 수도권 교회의 현장 예배를 금지했습니다.

앵커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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