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제난을 피해 이웃 나라로 이민 갔던 베네수엘라 난민들이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자 다시 귀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찾은 고향땅은 경제 위기에 휘청이는 것은 물론, 난민들을 '바이오 테러리스트'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메자는 지난 2017년 콜롬비아로 이민을 갔습니다.

경제난 때문에 먹을 것조차 구하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콜롬비아에서는 제법 안정된 생활을 꾸릴 수 있었지만 코로나19는 그마저 끝장냈습니다.

일하던 공장은 문을 닫았고 집세까지 낼 수 없게 되자 귀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후안 메자 / 베네수엘라 목사 : 집세를 낼 돈이 없어서 집을 나와야 했습니다. (고심 끝에) 콜롬비아를 떠나기로 결정했죠.]

하지만 고향이라고 더 나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생계를 꾸리는 것은 고사하고, 공무원들로부터 '바이오 테러리스트' 취급까지 받고 있습니다.

처음에 마두로 대통령은 귀향민들을 따뜻이 반겼지만,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 의료 시스템에 부담이 가자, 난민들이 바이러스를 퍼트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엉뚱한 곳에 비난의 화살을 돌린 겁니다.

메자 가족은, 베네수엘라는 희망이 없다며 다시 콜롬비아로 돌아갈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노렐리스 데 메자 / 후안 메자의 아내 : 정부와 야당 인사들은 고통받지 않습니다. 고통은 우리 같은 사람들만 받습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에서 나가는 것도, 다시 들어오는 것도 예전만큼 쉽지 않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장거리 버스가 대부분 운행을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각국의 국경 관리도 출입국 인원을 제한하는 등 까다로워졌습니다.

[세자르 호라시오 / 콜롬비아 출입국 관리사무소 직원 : 오늘 하루 입국자를 200여 명으로 제한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기본적인 의식주조차 챙겨주지 않았던 고국, 이제는 난민들을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으로 몰며 박해하고 있습니다.

월드뉴스 이상희입니다.

<구성 : 송은미 / 영상편집 : 용형진>

  • OBS 뉴스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32-670-5555
  • ▶ 이메일 jebo@obs.co.kr
  • ▶ 카카오톡 @OBS제보
저작권자 © OBS경인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