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가을, 사우디는 ‘관광대국’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선언 이틀 만에 고속철도 역사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는데요,

‘관광대국’으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 불길한 징조였습니다.

【아나운서】

(2019년 9월 30일 보도)

현지시간 29일 낮 12시쯤, 사우디 항구도시 제다에 위치한 하라마인 고속철도 역사에 큰 불이 났습니다.

16개 의료진이 현장에 투입됐고 지금까지 최소 5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지지만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예멘 후티 반군은 사우디 남부 국경 근처에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화재 발생 이틀 전인 27일, 사우디는 최초로 외국인 관광비자를 허용했습니다.

결혼하지 않은 외국인 남녀 커플의 호텔 투숙과 여성 단독 여행도 허가했고, 식당에서의 남녀 분리 규정도 폐지했습니다.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사우디 비전 2030’ 정책의 일환으로,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첫 걸음이었습니다.

사우디는 현재 연간 1천6백만 명에 머물고 있는 관광객을 2030년까지 1억 명으로 늘리고,

사우디 GDP에서 3.4%에 불과한 관광산업 비중도 10%까지 끌어올린다는 장대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올해 터진 코로나19 사태는 사우디의 앞길을 가로막았습니다.

3월 16일 이후 국제선 운항은 중단됐고, 관광객은 물론 성지 순례객의 발길도 끊겼습니다.

해마다 전 세계에서 250만 명이 찾아오는 정기 성지 순례도 1천 명으로 제한했습니다.

그나마도 외국이 아닌 사우디에 거주하는 무슬림에게만 해당합니다.

아직까지도 사우디의 하늘길은 닫힌 상태, 사우디 정부는 내년이나 돼야 국제선과 항구, 육상 국경 등을 열 계획입니다.

‘관광대국’으로의 발걸음도 그때 되어서야 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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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는 사라졌지만, 그들이 남긴 문제는 산더미입니다. 

고국을 버리고 IS에 합류했던 여성들, 소위 ‘IS 신부’도 그 가운데 하나인데요, 

IS가 패퇴한 뒤 갈 곳이 없어진 이들의 거취를 두고, 영국도 깊은 고민에 쌓였습니다. 

【아나운서】

(2019년 9월 30일 보도)

영국 정부가 IS에 합류했다가 영국 시민권을 박탈당한 이른바 'IS 신부' 샤미마 베굼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나라에 해를 가하려 했던 사람들의 입국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힌 파텔 영국 내무장관은
IS에 적극적인 지지자였거나 IS를 위해 활동한 이들 모두 포함된다며 베굼도 마찬가지라고 못 박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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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미마 베굼은 지난 2015년 친구들과 함께 시리아로 건너가 IS에 합류했지만, IS가 패퇴하면서 난민 신세가 됐습니다. 

열악한 환경 탓에 아이 세 명은 영양실조로 숨졌습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베굼의 시민권을 박탈했고, 방글라데시도 입국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무국적 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베굼은 특별이민항소위원회에 영국 시민권 회복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2월 패소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7월 항소 법원이 베굼의 입국을 허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영국 내무부는 법원의 뜻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할 의사를 밝혔습니다. 

영국 정부는 이들을 받아들일 경우, 적응의 문제와 보복 테러 위험이 있다고 보는 데 1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또한 이들의 경호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며 예산차원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명확합니다. 

영국 정부가 IS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국적을 박탈하고 입국을 금지하는 인원은 약 100명.

여론 역시 IS 합류자라며 등을 돌린 상태로 베굼의 험난한 여정은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습니다. 

[1년 전 그 후] 최지해입니다. 

<구성 : 송은미 / 영상편집 : 용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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