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스리랑카가 최악의 해양 오염 위기에 놓였습니다.

자국 앞바다에서 화재가 난 대형 컨테이너선이 침몰하면서 안에 담고 있던 각종 유해 물질의 유출이 우려되고 있는데요.

설마 했던 악몽이 현실화하고있습니다. 

【아나운서】

대형 컨테이너선이 뒤로 기울어진 채 선미가 가라앉아 있습니다.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선체 주변으로는 기름띠도 선명합니다.

지난달 20일,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앞바다에서 화재가 난 싱가포르 국적선 MV X-프레스펄 호입니다.

불길은 12일 만인 지난 1일 완전히 잡았지만 이후 더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열흘 넘게 불에 타며 선체가 손상된 데다 진화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물을 사용하며 침몰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길이 186m인 이 선박에는 1,486개의 컨테이너와 함께 질산 25t을 비롯한 각종 화학물질이 실려 있습니다.

연료탱크에는 벙커유 278t과 가스 50t도 담겨 있습니다.

이미 선박에 실려있던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조각이 해안을 덮치며 죽은 물고기와 새, 바다거북 등의 사체가 밀려들고 있는 상황.

여기에 선박 침몰로 화학물질과 원유 등이 유출되면 콜롬보 앞바다는 물론 인도양 전체가 재앙에 가까운 해양 오염을 맞게 됩니다. 

일대 어업 활동이 중단된 가운데 생태계에 미칠 피해도 우려됩니다. 

[조슈아 앤서니 / 스리랑카 수산협회 회장: 사고 선박은 어부들의 삶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습니다. 어부들에게 바다에 갈 수 없다는 건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스리랑카 당국은 이번 화재가 질산 누출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현장에서 구조된 선원 전원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해운사 등을 상대로 한 보상금 청구 등 대응에 나섰습니다.

월드뉴스 김준호입니다.

<구성: 이꽃봄 / 영상편집: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