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장: 부족한 인력 속에서 뼈를 갈아 넣는 그런 근무를…. 정말 지옥에 들어오는 심정으로…. 더이상 못 버티고 나갈 수밖에 없는 거고요.]

지옥에서 뼈를 갈아 넣는 근무.
과장이 아닙니다.

보건소 인력 월평균 초과근무 시간은 2019년 18.1시간에서 38.1로 코로나 시국 거치면서 110% 증가했고 3교대 간호사 이직 고려율 80.1%.

실제로 작년에 일 그만둔 공무원은 직전 3년 평균 대비 50%가량 늘었습니다.

그 결과 우울증도 인력 불안도,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본 비율도 일반 국민 대비 크게 높습니다.

일선 현장 탈진이 이러한데 정신질환자 대상 선별진료소 상황은 어떻겠습니까.

[정소라 / 경기도정신건강복지센터 간호사: 정신과적 증상이 난폭한 행동으로…. 대상자나 근무자들이 신체의 손상이 나타나는 경우들이 왕왕 있습니다.]

[조가비 / 코로나19 확진자 정신건강 상담사: 심리지원을 해야 하는 상담 건수가 하루에 2백 건 정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계속된다고 하면….]

코로나 잡으려다 사람 잡는다.

코로나 대응과 지원에 투입된 이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부평구 관계자: 공무원노조 부평구지부나 이런 데서는 초과근무 때문이다, 과도한 근무 때문이다, 이렇게 주장을….]

[경찰 관계자: 이유가 뭔지 조금 더 확인한 그 정도밖에…. 전형적인 OO사예요.]

확진자 역학조사 업무를 수행해온 공무원 임용 2년 차의 안타까운 선택.

왜 유서 한 장 남기지 않았나, 가슴 저리게 하는 그 무거운 침묵. 처음이 아닙니다.

계속되는 비상 근무 중 쓰러진 계장님은 아이들과 잘 놀아주던 아버지로 이제 돌 지난 막내 등 세 아들을 남겨두고 먼 길 떠났고.

30대 공보의는 연락이 안 닿아 걱정한 부모님에 의해 의료원 관사 현관 앞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지난봄. 극단적 선택을 한 공무원의 마지막 메시지는 실망하게 하지 않겠다, 였습니다.

삶을 내려놓는 그 순간까지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과 배려가 앞섰다는 사실이 더 먹먹하게 다가옵니다.

[이대영 / 인천시 남동구: 아버지가 많이 보고 싶고요. 그래서 그리운 마음으로….]

[이교명 / 시장 상인: 손님들이 더 많이 나와서 우리 중동사랑시장을 애용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백신 접종 완료자 포함 최대 8인까지 가정 내 가족 모임이 허용된 덕분인지 올 추석은 다소 들뜬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의료현장은 아닙니다.

연휴 앞두고 수도권에서 확진자 쏟아지면서 방역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고 추석 당일에도 보건소를 비롯한 공공보건의료기관들 진료 계속합니다.

[권덕철 / 보건복지부 장관: 보건의료인 여러분의 노고와 헌신, 희생…. 방호복으로 온몸이 땀에 젖은 채 일하고 있는 보건의료인 여러분의 모습을 국민과 정부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 감사의 말. 과연 의료진들 가슴에 얼마나 와닿을까.

코로나 확진자들 상대한다는 이유로 가까운 사람도 만날 수 없는 고립된 의료진들에게 이번 명절은 또 얼마나 외롭고 격무로 고단할지.

온몸 방호복으로 꽁꽁 싸맨 의료진들 고통 짐작해 송구하다면 자발적 방역 참여로 끝 모를 희생에 답해주십시오.

올 추석 보름달은 의료현장에 가장 크고 밝게 떠올라주길 바라며

앵커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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