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마다 가을과 봄 사이 베네치아를 덮치던 물난리가, 기후변화로 연중행사가 됐습니다.

이제는 베네치아 시민들도 홍수를 일상으로 받아들이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이 거대한 수영장으로 변했습니다.

베네치아는 매해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조수가 상승하는 '아쿠아 알타'로 물난리를 겪습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아쿠아 알타는 계절을 가리지 않는 연중행사가 됐습니다.

급기야 시민들은 이제 일상이 되어버린 홍수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 사례가 바로 홍수예방시스템 '모세'.

78개의 인공 차단벽으로 구성된 모세는, 평소에는 바닷속에 잠겨 있다가 조수가 상승하면 솟아올라 바닷물이 도시를 덮치는 것을 막습니다.

모세는 지난해 10월 이후 스무 차례나 가동하며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엘리사베타 스피츠 / '모세' 운영위원 : 모세는 향후 100년 동안 베네치아를 물난리로부터 보호할 여력이 있습니다.]

성 마르코 대성당은, 성당 주변에 유리 벽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바닷물이 성당 건물에 스며들어 부식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베네치아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낮은 성마르코 광장은 해수면 상승을 모니터링하는 장소가 됐고,

시민들은 고무장화를 항상 갖고 다닙니다.

[카를로 알베르토 테세린 / 성 마르코 대성당 제1서기관 : (2019년 11월 대홍수 이후) 상황이 악화됐습니다. 홍수는 더 이상 어쩌다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만약 기후변화가 가속돼 해수면 수위가 예측보다 높아진다면, 모세는 무용지물이 됩니다.

예전에는 금방 빠졌던 소금기도, 건물 등에 남아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습니다.

[제인 다 모스토 / 시민단체 전무이사 : (기후변화는) 미래로 미룰 일이 아닙니다. 오늘을 위한 해결책을 준비해야 합니다.]

베네치아 시민들은, 홍수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은 자신 세대에서 끝나기를 바랍니다.

미래 세대는 아무 걱정 없이 아름답고 안전한 도시를 누릴 수 있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월드뉴스 윤서영입니다.

<구성 : 송은미, 영상편집 : 용형진>

  • OBS 뉴스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32-670-5555
  • ▶ 이메일 jebo@obs.co.kr
  • ▶ 카카오톡 @OBS제보
저작권자 © OBS경인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