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곧 영화였던 배우 故 강수연이 우리 곁을 떠났다.

OBS '독특한 연예뉴스'가 지상의 별이었고 이제는 천상의 별이 된 삶이 곧 영화였던 아름답고 위대한 배우 故 강수연이 걸어온 길을 '스타 연구소'에서 추억해 봤다. 

지난 5월 5일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강수연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사흘째 의식불명 상태였던 그녀는 쾌유를 바라는 많은 사람의 간절한 기도에도 끝내 일어나지 못했고 황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한국 최초의 월드 스타로 11년 만에 스크린 복귀를 앞둔 그녀였기에, 그녀의 오랜 꿈을 알고 있었기에 더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였다. 

시대를 풍미한다는 표현을 그녀가 아니면 누구에게 쓸 수 있을까. 故 강수연에게 연기는 곧 삶이었다. 

1966년 태어난 그녀는 네 살 무렵 전속 아역배우로 카메라 앞에 섰다. 초등학교 시절부턴 촬영장이 그녀의 학교였다. 

영화 '고래사냥 2'의 주연 자리를 꿰차며 성인 배우로 발돋움한 故 강수연은 1980년대부터 90년대까지 '강수연의 전성기'를 열었다. 

그 포문을 연 건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 한 맺힌 열연을 펼친 그녀는 이듬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월드 스타로 우뚝 섰다. 

임권택 감독과 다시 한번 재회한 영화 '아제 아제 바라아제'에서 실제 머리를 삭발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녀는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또 한 번 수상하며 월드 스타다운 행보를 이어 나갔다.

故 강수연은 이후로도 수많은 작품으로 대종상영화제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열 차례 이상 받으며 최고의 배우로 주목받았고 2001년엔 드라마 '여인 천하'로 안방극장에 복귀해 소복만 입은 채 얼음물로 들어가는 연기 투혼을 발휘, 연기대상 '대상'을 차지하면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후 한동안 배우로서 활동이 뜸해졌던 故 강수연은 2011년엔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 올리기'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영광을 함께했던 감독과 다시 손을 잡은 그녀는 한지 제작 과정을 카메라에 담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섬세한 연기를 펼치며 '원조 월드 스타'의 진면모를 다시 보여주기도 했다. 

이후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자신의 방식으로 한국 영화를 위해 힘썼던 故 강수연은 스크린쿼터 수호천사단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영화계가 풍파에 흔들릴 때 한국 영화를 지킨 대장부였다. 

또 무명 배우나 스태프들,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맏언니'였던 그녀. 술자리에서 후배들을 다독이며 입버릇처럼 했던 '우리가 돈이 없지, 자존심이 없냐'라는 말로 한국영화사에 기록될 명대사를 남긴 故 강수연은 '달빛 길어 올리기' 이후 11년 만의 배우 복귀작 연상호 감독의 SF영화 '정이'로 관객들과 만날 날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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