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도 총선은 유권자만 10억 명, 선거 기간은 44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민주주의 축제라는 자부심이 큽니다.

하지만 나렌드라 모디 총리 집권 이후 민주주의의 질은 위험 수위까지 추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윤서영 월드리포터입니다.

【리포터】
지난달 말, 인도 검찰이 신생 야당 '보통사람당' 소속이자 야권 대표 정치인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 총리를 부패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야당과 지지자들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정적 제거에 나섰다며 격렬하게 항의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는 소득세를 미납했다며 금융 계좌가 동결됐습니다.

인도국민회의는 모디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손발 묶기에 나섰다고 비판했습니다.

[라훌 간디 / 인도국민회의 대표 : 우리 당의 은행 계좌가 모두 동결되었습니다. 선거 활동을 할 수 없습니다. 선거 운동원들을 지원할 수 없고 후보들을 지원할 수 없습니다.]
 
언론도 모디 정권의 모진 탄압을 받고 있습니다.

프리랜서 기자 카판은 여당 정치인의 성폭력 사건을 취재하다 폭동 선동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2년간 투옥 후 출옥했지만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취재는 물론 생계까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국경없는기자회가 발표한 '세계 언론 자유 지수'에서 인도는 180개국 가운데 161위입니다.

[시디크 카판 / 독립 언론인 : 어떤 언론사에서도 일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프리랜서 일을 해도 이런 것들(재판) 때문에 마감 기한을 맞출 수가 없습니다.]
 
가장 노골적이며 폭력적인 탄압을 받는 집단은 무슬림입니다.

모디 총리는 지지층 결집을 위해 힌두 제일주의를 내세우며, 무슬림은 물론이고 무슬림과의 공존을 주장하는 인권 운동가와 변호사까지 탄압하고 있습니다.

[와히드-우르-레만 파라 / 정치인 : (분열과 증오는) 단기 선거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이 나라의 다양성을 전반적으로 위태롭게 하며 이를 복구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인도 총선은 오는 19일부터 6월 1일까지 44일간 치러는데,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여당의 압승이 유력합니다.

한때 다양성과 자유를 자랑했던 인도의 민주주의가 위태로운 상황을 맞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월드뉴스 윤서영입니다.

<구성 : 송은미, 영상편집 : 용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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