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플러스 김숙경 기자] 김명민은 올해 '페이스메이커', '연가시' 그리고 '간첩'까지 무려 세 편의 작품을 했다. 다른 배우가 여러편의 작품을 했다면 '다작배우'라는 수식어가 붙겠지만 김명민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오히려 '이렇게 많은 작품을 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 작품에서의 그의 연기변신은 놀라웠다. 전작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김명민은 작품 속 인물에 완벽하게 스며들어 있었다.

# 연기본좌, 부담스러운 수식어

배우마다 어울리는 수식어가 있다. 좋은 수식어일수도 혹은 나쁜 수식어일수도 있다. '믿고 보는 배우', '연기본좌', '명민좌' 등 배우라면 한번쯤 들어보고 싶은 수식어다. 하지만 이런 수식어가 부담스러운 배우가 있다. 바로 김명민.

"솔직히 '연기본좌'라는 수식어는 포기했어요. 제발 쓰지 말아달라고 했는데 매번 영화홍보에도 그렇고 계속 쓰시더라고요. 사실 사람들 심리가 모두가 칭찬하고 하면 '뭐가 그렇게 잘하는데' 그러면서 딴지 걸고 싶은  마음이 생기잖아요"

하지만 그의 생각과는 달리 배우 김명민에게 따라 다니는 수식어에 대중들은 시선은 나쁘지 않다. 아니 오히려 김명민이 아닌 다른 누군가는 상상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왜 그의 연기에 이토록 기대하는 걸까. 답은 간단했다. 바로 김명민이라는 배우가 가져다 준 연기에 대한 믿음때문이다.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 '연기본좌'. 그가 연기하는 동안에는 어쩌면 숙명이지 않을까.

# '광해' 이병헌VS'간첩' 김명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 이병헌과  김명민. 공교롭게도 일주일 간격으로 새 작품을 들고 나왔다. 두 배우에게 비교가 달갑지만은 않겠지만 어쩔수 없이 맞대결 구도가 그려질 수 밖에 없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해서 비교되는건 어쩔수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병헌 선배와의 비교는 좀 많이 불편해요. 이병헌 선배가 보면 어이없어 하실 것 같아요. 이병헌 선배는 제가 단역생활을 할때 이미 톱스타였어요. 이병헌 선배하고 비교대상이 된다는게 그분한테 누가 되는 것 같아 민망해요"

# 4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드라마의 제왕'

스크린에서만 모습을 보였던 김명민이 SBS '드라마의 제왕'을 통해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베토벤 바이러스' 이후 4년 만에 복귀라 그 어느때보다 기대가 큰 게 사실이다.

"기대를 많이 해주시는 건 감사한 일이에요. 하지만 제가 '기대치에 보답을 해야될텐데'라는 생각때문에 부담을 가지고 일을 하면 아무것도 못해요. 일단은 기대해 주시는 건 감사하다. 하지만 기대는 하시지 말아달라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드라마의 제왕'은 드라마는 돈이라고 주장하는 외주제작사 대표 앤서니 김과 드라마는 인간애라고 외치는 신인 작가 이고은(정려원), 개성 충만한 톱스타 강현민(최시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드라마 제작기를 담은 작품이다.

김명민은 '드라마의 제왕'에서 드라마 외주 제작사계의 마이더스, 천재적 경영자이자 돈과 명예, 성공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버리는 비열함을 지닌 양면적 인물 앤서니 김 역을 맡았다.

'하얀거탑'의 장준혁,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에 이어 '드라마의 제왕'의 앤서니 김까지 유독 드라마에서 강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김명민.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강한 캐릭터들만 저한테 들어오는 것 같아요. 솔직히 캐릭터 자체가 특이하다 뿐이지 더 얼만큼 강하고 약한지는 모르겠어요. 드라마의 주인공이 일단  평범하거나 약한 캐릭터는 없다고 봐요. 요리로 따지면 똑같은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도  어떤사람은 밍밍하게,  어떤사람은 강렬하게, 또 어떤사람은 쓴맛의 음식을 만들고 이런 차원이 아닐까 생각해요"

# 드라마 이후 다시 '스크린'으로

'드라마의 제왕'이 아직 방송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김명민의 차기작이 궁금해진다. 그의 연기를 쉼 없이 보고싶은 기자의 마음이 반영된 부분도 있지만. 

"'드라마의 제왕' 이후 차기작은 다시 영화가 될 것 같아요. 영화는 아직 뭔가 할일이 더 많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게 물론 제가 할일이 있고 다른 분들이 할일이 있겠지만요. 시나리오와 영화가 나왔을때 완성도의 간극이 좁은 영화를 할때까지 좀 더 욕심이 생기고 더 하고 싶어요"

김명민은 마지막으로 많은 배우들에게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배우 생활을 접었을때 '김명민'이라는 사람이 쉽게 잊혀지지 않는 영화계에 한 획을 그은 배우. 우리나라에도 '이런 배우가 있었다'라고 내세울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김명민. 그는 그런 평가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그가 지금의 나이를 넘어 50대, 60대에도 멋진 배우가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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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권희정 기자)

OBS플러스 김숙경 기자 ssen@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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