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이렇게 할머니들의 외침은 끊임 없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서울 국립 현충원에는 웃지 못할 이름의 다리가 하나 있습니다.
일본식 발음으로 '야스쿠니' 다리인데요.왜 현충원에 있을까요?

양시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현충문에서 일반용사 묘역으로 이어지는 길.

작은 다리가 하나 있는데, 정국교라고 쓰여 있습니다.

【브릿지】양시창
'편안할 정'자에 '나라 국'자를 쓴 건데, 이를 일본말로 읽으면 '야스쿠니'가 됩니다.

최근 일본 아베 총리가 참배를 강행해 물의를 빚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의 '야스쿠니'와 같은 단어입니다.

정국교는 1958년, 함태영 3대 부통령이 붙인 이름으로, 고려시대 묘청의 난을 평정한 공로로 김부식이 받은 호를 딴 것입니다.

【싱크】국립현충원 관계자
"삼국사기에 기록된 김부식의 수충, 정난, 정국 공신이란 호에서 연유해서 지은거에요."

이보다 80여 년 앞서 이름 붙여진 일본 야스쿠니 신사는 중국 역사서인 춘추좌전에서 그 이름을 따왔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이름이 지어진 셈인데, 일본에서 이 단어가 전범들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신사를 가리키는 고유명사처럼 쓰입니다.

【싱크】박진우/숙명여대 일본학과 교수
"보통 일본 사람들 야스쿠니하면 야스쿠니 신사를 이야기 합니다. 야스쿠니 진자를 줄여서 야스쿠니, 야스쿠니 하죠."

그래서 국립현충원에 있는 다리 이름이 꼭 '정국', 즉 '야스쿠니' 여야 하는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들도 있습니다.

【인터뷰】이강재/서울대 중문과 교수
"지금 현재 어휘라고 하는 것이 갖고 있는 사회적인 변화나 국민들의 정서를 생각할 때 꼭 이 이름이 그 당시 지어졌어야만 하는가…."

국립 현충원 작은 다리에 붙여진 이름이 위안부 할머니들과 국민들의 마음을 더 불편하게 하는 건 아닌지 물음표를 남기고 있습니다.

OBS뉴스 양시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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