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플러스=정솔희 기자] 따뜻한 인연을 나누는 양평 양동면 사람들을 만나러 간다.

22일 오후 방송되는 휴먼 다큐멘터리 OBS '로드다큐 만남'에서는 그아흔아홉골 깊고 수려한 골짜기 사이로 깊은 겨울이 찾아드는 양평 양동면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아늑한 시골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니 어디선가 들리는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를 쫓아가면 고양이가 보이고 그 너머엔 닭장과 소 우리가 있다.

개와 고양이와 닭과 소가 더불어 사는 집. 이승범씨 부부가 평생 쉬지 않고 일해 일군 공간이다. 시장에서 만원짜리 두장을 주고 사서 이름이 두만이인 개는 행동대장을 맡고 수십마리의 고양이와 닭은 싸우는 일 없이 마당을 공유한다.

원래는 동물을 좋아하지 않았다던 이승범씨의 부인은 이제 나들이 갈 때 조차 돌보는 짐승들이 걱정돼 움직이기 쉽지 않은 노예로 산다고 즐거운 푸념을 늘어놓는다. 동물과 사람이 가족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정을 나누며 사는 그 집의 겨울을 만난다.

이어 양동면 고송리로 이사와 25년을 살며 할머니론 드물게 마을 노인회장까지 지낸 김풍자씨가 있다. 그는 딸 같고 며느리같은 나이 어린 사돈과 함께 산다.

한 겨울에도 자식들 챙겨 먹일 참기름을 챙기고 깍두기를 담그느라 쉴틈이 없지만 자식처럼 곁을 지키고 조용히 필요한 일을 돕는 사돈이 있어 힘겹지도 외롭지도 않다.

연탄불보다 더 따뜻한 온기를 나누며 사는 사돈사이. 내키는 날엔 구성진 노랫가락에 막걸리를 함께 나누며 그 산골 두 여자의 인연은 깊어간다.

또한 잘 마른 시래기와 땅에 묻은 김칫독과 소담한 된장독, 인적 드문 산골 작은 암자를 지키며 백구 한 마리와 더불어 사는 서암 스님은 그렇게 겨울 날 준비를 마쳤다.

아궁이 장작을 불타 오르게 하는 부채가 고맙고 불쏘시개가 고맙고 세상 모든 사소한 것들이 고마운 스님은 어쩌다 이곳을 찾은 우연한 인연을 위해 기꺼이 공양을 준비한다.

혼자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사람이고 둘러보면 세상 만물 모두가 고마운 인연이라 가진 것 없어도 즐겁다는 스님. 양동리에선 인연 덕분에 겨울이 춥지만은 않다.

한편 OBS '로드다큐 만남' 61회는 22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사진=OBS)

OBS플러스 정솔희 기자 hwasung654@obs.co.kr

  • OBS 뉴스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32-670-5555
  • ▶ 이메일 jebo@obs.co.kr
  • ▶ 카카오톡 @OBS제보
저작권자 © OBS경인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