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플러스=정솔희 기자] 안성 현매리에는 선비남편들에게 딱 맞는 꽃보다 아름다운 마누라들이 산다.

21일 오후 방송되는 휴먼 다큐멘터리 OBS 로드다큐 '만남'에서는 일명 송죽마을에서 선비남편들과 꽃보다 아름다운 마누라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수천마리 노란 병아리떼들이 장관을 이루는 오리축사, 태어난 지 갓 2주가 채 안 되는 오리들의 다정한 아빠, 김지우(62)는 병아리가 들어오는 날이면 사흘밤낮 축사 옆에서 잠까지 설쳐가며 아기들을 보살피는 따뜻한 남자지만 아내에게만은 깐깐한 짠돌이 서방님이시다.

20대 달콤한 신혼에 사고로 크게 다쳐 휠체어를 타고 두 다리를 대신한 아내 등에 업혀 근 20여년을 살았다. 기적적으로 걷게 되고 다시 살게 된 것도 전부 아내의 은덕이지만 그런 아내에게 보답하는 일은 그저 짜장면, 국밥 값까지 아껴가며 짠돌이로, 알뜰살뜰 사는 것뿐이라고 큰소리치는 간 큰 남편이다.

그래도 남편의 건강이 회복되면서 늦둥이 아들까지 얻었다고 넉넉하게 웃어주는 아내, 오리아빠에게 아내는 꽃보다 아름다운 마누라다.

바람 한번 안 피고, 술 담배도 안하며 '유림'의 도를 지키는 선비 남편, 다 좋은데 정말 다 좋은데 아내의 불만은 딱 한 가지!  밭일, 농사일을 절대 안한다는 것이다.

"불나게 고추따슈~ 불나게 놀러 다녀 올테니~"라고 인사하며 도망가는 영감님께 아내는 '꾀보, 얼치기'라고 놀려대는 게 불평불만의 전부다. 평생을 소처럼 일만 하며 허리가 굽었지만 자식들에게 보낼 고추와 땅콩을 캐며 노년을 재미나게 산다는 아내, 그 아내가 그래도 꾀보 남편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당도가 높고 알이 꽉 찬만큼 맛도 좋은 안성 현매리 포도, 시큼 떨떠름한 시간들을 함께 잘 견뎌냈기에 달콤하게 영근 포도처럼 지금도 마누라, 죽어도 마누라, 영원히 마누라가 좋은 현매리 간 큰 남자들의 이야기를 찾아간다.

한편 OBS '로드다큐 만남' 96회는 21일 오후 11시 5분 방송된다.
 
(사진=OBS)

OBS플러스 정솔희 기자 hwasung654@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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