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해 도서 지역 우체국 직원들은 가을 꽃게 수확철만 되면 급증하는 택배 물량때문에 개인 생활을 포기해야할 정도입니다.
연평우체국에서는 병가를 낸 직원이 상급부서의 조기 복귀 강요로 지병 치료를 중단하고 일터로 돌아와야 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는데요.
도서지역 우체국 직원들의 상황을 오늘부터 이틀에 걸쳐 유은총 기자가 현지에서 보도합니다.

【기자】

인천 연평우체국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이 모 씨.

지난 6월 지병으로 병가를 냈다가 치료를 마치지 못하고 다시 섬으로 돌아와야했습니다.  

[이 모 씨 / 연평우체국 직원: 제가 병가를 내서 쉬고 있는 중에 병가를 빨리 풀수 없냐는 전화까지 받았거든요. 인천총괄에서요.] 

사정은 이렇습니다.

이 씨가 근무하는 연평우체국은 섬 유일의 택배업무를 맡고 있는데, 

9월부터 시작되는 꽃게철에는 물량이 몰려 일손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꽃게 수확량은 지난해보다 3분의 2가 늘었습니다.

【스탠딩】
지난해보다 늘어난 꽃게 수확량으로 연평도 어민들의 손이 분주합니다. 

덩달아 연평우체국도 바빠진 겁니다. 

업무시작 시간은 2시간 당겨졌고, 평균 오후 11시가 돼서야 일이 끝납니다. 

지난달까지 연평우체국이 접수한 택배물량은 3만 9천여 건.

다른 서해 5도 우체국보다 많은 물량을 다루고 있습니다. 

매년 수만 건 처리하고 있지만 창구인력은 고작 3명 뿐.

[윤성구 / 연평우체국장: 금융 직원이 우편 직원처럼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고요. 국장인 저도 직원 1인 몫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몸이 아파도 자리를 비울수 없습니다. 

인력지원을 꾸준히 요청했지만 상급기관은 생각이 다릅니다. 

[인천우체국 관계자: 꽃게철 한달 반짝 바쁜 국이라서 물량이 (직원이) 4명, 5명 나오는 물량이 아니거든요.]

관련 취재가 진행되자 경인우정청은 3년 만에 처음 45일 한시 근무자 1명을 파견했지만 여전히 일손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한편 연평우체국의 직속 상급기관인 인천우체국은 병가 근무자의 조기 복귀를 종용하는 연락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OBS뉴스 유은총입니다. 

<영상취재: 한정신 / 영상편집: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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