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플러스=정솔희 기자] 복잡한 인천 도심을 벗어나면 비밀처럼 나타나는 산골마을이 있다.

31일 오후 방송되는 휴먼 다큐멘터리 OBS 로드다큐 '만남'에서는 계양산 자락에 자리한 다남동 산골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전경복씨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계양산에 올랐다. 17년 전, 청천벽력같았던암선고를 받고 그저 살겠다는 희망 하나로 산을 찾았고 하늘이 가장 가까운 곳까지 올라가 부처님, 하나님, 성모마리아님 등 자신이 알고 있는 세상의 모든 신들에게 그저 막내딸 시집갈 때까지만 살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기도를 올렸다고.

결국 그의 소원은 이루어졌고 어느덧 손주 일곱을 둔 할아버지가 됐다. 암투병 중에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사물놀이와 민요도 배워 다남동에서 알아주는 명물이 됐다.
 
저절로 어깨춤이 들썩이기도 하고 또 때론 심금을 울리는 우리의 소리만큼이나 한도많고 신명많은 그의 인생이야기를 듣는다 

다남동에서 5대 째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다는 최병달 어르신. 마을 앞으로 아라뱃길이 열리고 전철, 버스가 다니는 요즘 세상을 보면 천지가 개벽한 것 같다고 한다.

도심이 지척였지만 다남동은 천수답, 하늘이 내려주는 비만 바라보고 또 소로 밭을 일궈야 했던 산골 오지였다. 두레박으로 우물물을 길어 밥을 짓고 절구질해서 음식준비를 해야했던 아내 이순희할머님도 지금의 변화가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이야기, 꼭 꿈만 같다.

산골에서의 시집살이가 오죽했을까 그 힘들다는 지게질로 쌀 한가마씩 지고 날라 동네사람들에게 소라고 불리기도 했다. 다남동의 어제와 오늘을 기억하고 있는 최병달 가족의 매콤 달콤한 이야기.

마을 오가는 길목, 밭 한구석에 자리한 평상 하나.  마을의 아주머니들이 오며가며 쉬었다 가는 쉼터로 그 옛날, 며느리들이 방망이 두드리며 시집살이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던 빨래터와 같은 공간이다.

매일 이곳을 지키고 있다는 이금자할머니. 그녀가 시원하게 날려버리고 싶은 스트레스는 어떤 것일까. 9남매의 맏이에게 시집와 눈 앞에 보이는 계양산 한 번 올라보지 못할 정도로 시집살이가 고달팠다. 그래도 말끝은 언제나 호탕한 웃음이다. 

오늘도 한바탕 웃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유쾌, 상쾌, 통쾌! 다남동의 에너자이저, 이금자 할머니를 만나본다 

한편 OBS 로드다큐 '만남' 94회는 31일 오후 11시 5분 방송된다.

(사진=OBS)

OBS플러스 정솔희 기자 hwasung654@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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